名문장 ~

작가지망생 님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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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• 조회 1,616
  • 일시 2018-01-03 17:21:58


    말은 사람의 입에서 태어났다가 사람의 귀에서 죽는다


   하지만 어떤 말들은 죽지 않고 사람의 마음 속으로 들어가 살아남는다


    박준 시인의 산문집을 읽다가 위의 구절과 마주치자 정신없이 달리던 달리던


   마음이 빨간 신호등 앞에 선 것처럼 멈칫했다 입에서 태어났다가 귀에서 죽는 말


   죽지않고 마음속으로 마음속으로 들어가 살아남은 말 아니,살아남는 데서 그 치지 않고


   가시처럼 아프게 박혀 있는 말이 몇 개  올라서였다


   이를테면 초등학교 때 도서관에 같이 시험 공부하러 가기로한 쌀집 언니가 약속 장소에 안 나와


   찾아갔다가  우연히 엿들은 아줌마의 말 ;내가 저런집 아이랑 놀지 말랬잖아! 언니는 좀 있다 아무일


   없었다는 얼굴로 왔지만 지금도 궁금하다 :저런집 아이란 어떤집 아이지?


   대학시절 어느 추운 겨울 아침에 들엇던 말도 떠오른다 그날은 그동안 살던 자취방에서 이사 가는 날 이었다


   아침부터 눈은 펄펄 내리는데 이사를 도와주겠다던 남자 동기 셋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둘은 감감무소식이고


  그 나마 전화를 받은 동기의 설명이 가관이었다 ;아침에 나가려는데 우리 할머니가 추운데 어딜가냐고 물으시잖아


  시골에서 올라온 과 동기 이사를 도와주러 간다고 했더니 고향이 어디냐고 해서 전라도라고 하니 전라도 아이랑은


  상종도 하지 말라고 못나가게 하신다 미안 하다는 사과 한마디면 될 일을 가지고 굳이 :전라도 아이랑은 상종도 마"


  라는 할머니 말에 방점을 찍은 변명이라니 이것은 말이냐 막걸리냐, 나를 아프게 한 말은 편견에 찬 말 차별하는 말


   배제하는 말 재단하는 말 심판관의 말 이었다 아무도 쥐여주지 않은 칼을 휘드르는 이런 말은 호환 마마보다 더 무섭고


  방부제보다 그 독기가 오래간다 연못에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가 맞아 죽는 것처럼 아무 생각없이 던진 말이 그 오랜


   시간이 지나도 누군가의 마음속에 뽀죡하게 박혀 잇는 상상을 해본다 물론 살면서 그런 비수같은 말보다는 나를 살린


  말을 더 많이 들엇다 ;넌 이대로도 괜찮아, :아주 잘 하고 있어, 그 동안 얼마나 힘 들었을까, 나도그래 뭐니뭐니 해도


 건강이 최고야,네가 자랑스러워,이런 시간도 지나가기 마련이야,같은 말에 의지해 힘을낼수 있었다 이런 아픈 말은


  아픈 내 마은을 다독이고 지친 나를 다시 일어서게 하고 나 만이 힘든건 아니라는 위로와 연대감을 주며 다시 한번


  세상은 선의에 차 있다고 믿게 해줬다 한 해가 저물어 가는 요즘 지난날을 돌아보며 생각한다 올 한 해 내가 한 말 중에


   사람을 살리는 말은 얼마나 했고 죽이는 말은 얼마나 했을까?


  부디 내가 한 말, 작은 작은 댓글이 누군가의 마음을 와장창 부수는 흉기는 아니었는가를 외롭고 지친 이에게 힘이


 되는 말 이었기를 빈다 


   


  

  박산호   번역가 글

  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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